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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지금 필요한 건 자제와 대화

LA에서 불법체류자 단속에 반발하는 시위가 지난 주말인 6일부터 계속되고 있다. 평화롭게 시작한 시위는 점차 대립과 충돌로 변질하면서, 급기야 수천 명의 군 병력까지 투입되는 일촉즉발의 상황까지 치달았다. 다행히 LA지역 시위는 닷새째인 10일부터 소강상태에 접어들었지만 뉴욕 등 타주로 확산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시위는 6일 촉발됐다. LA다운타운 자바시장을 비롯한 시 전역에서 이민세관단속국(ICE)이 동시다발적 기습 단속을 벌이면서다. 이 과정에서 한인 업소에서도 직원 십여 명이 체포되기도 했다.     초반 시위는 수십 명이 구호를 외치는 통상적인 집회 성격이었지만 주말을 거치면서 격화됐다. 차량이 불타고, 고무탄과 최루탄이 발포됐으며, 체포자는 150여 명으로 불어났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시위대를 ‘반역 폭도’로 규정하며 군 병력을 투입해 강경 대응에 나섰다. 주방위군 2000명에 이어 해병대 700명, 또다시 주방위군 2000명 등 총 4700명을 배치했다.     이번 소요 사태가 심히 우려되는 점은 임계점으로 치닫고 있는 양측의 폭력이다. 특히 일부 시위대의 기물 파손과 방화, 약탈, 폭력 행위로 거리를 무법천지로 만들었다. 한 시위자는 프리웨이 다리 위에서 아래의 경찰차들을 향해 돌을 떨어트리는 ‘테러’까지 자행했다. 반드시 추적해 끝까지 그 책임을 물어야 한다.   마찬가지로, 공권력의 과잉 대응 역시 용납될 수 없다. 시위대를 잠재적 범죄자로 간주하고 고무탄과 최루탄을 난사하는 행위는 사태를 악화시킬 뿐이다. 특히 취재 중인 기자에게 고무탄을 쏜 것은 언론의 자유에 대한 명백한 위협이다.   이 위태로운 불판에 기름을 붓는 것은 선동의 언어다. 특히 지난 8일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가 소셜미디어에 올린 사진은 섬뜩하다. 1992년 LA 폭동 당시 건물 옥상에서 총을 들고 있는 한인 사진에 ‘루프탑 코리안스 그레이트 어게인(Rooftop Koreans Great Again)’이라는 글을 덧붙였다. 당시 한인들이 총을 든 이유는 폭도들에 대한 방어책이기도 했지만 기다려도 오지 않는 경찰들 때문이기도 했다. 수천 명의 군병력이 투입돼 현장을 통제하고 있는 지금과는 다르다. 왜 한인들을 엮는가. 총을 들고 시위대와 맞서 싸우라는 것인가. 그의 글은 극도로 무책임하고 위험천만하다. 인종 갈등의 아픈 역사를 소환해 분열을 조장하고 폭력을 부추기는 행위와 다름없다.   이번 시위 현장의 총 든 군인들의 사진에서는 끔찍한 비극의 그림자도 떠오른다. 지난해 5월 경찰에게 총격 살해당한 고 양용씨다. 당시 공권력의 과잉 대응과 오판이 그의 생명을 앗아갔다. 수 천명의 군병력이 시위대와 대치하고 있는 상황에서 제 2의 양용이 나오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있나. 시위 진압 과정에서 단 한 번의 오발, 오판이 돌이킬 수 없는 인명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그 책임은 과연 누가 질 것인가.   더욱 개탄스러운 것은 정치인들이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와 트럼프 대통령은 사태 해결을 위한 대화는커녕, 소송과 체포 위협을 주고받으며 대립각만 세우고 있다. 뉴섬 주지사는 군대 배치가 불법이라며 소송을 제기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그런 주지사를 체포할 수 있다는 발언을 지지했다. 이는 시민의 안전을 담보로 한 위험한 권력 투쟁일 뿐이다. 지도자들은 지금이라도 당장 정쟁을 멈추고 테이블에 마주 앉아 사태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   이번 시위는 주말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14일 토요일에 트럼프 대통령의 생일이자 육군 창설 250주년 열병식 행사에 맞춰 ‘노 킹스(No Kings·트럼프 대통령은 왕이 아니다는 뜻)’ 시위가 전국에서 열릴 예정이라고 한다.   LA에서는 불체 단속의 주요 타깃이 된 라틴계 커뮤니티의 분노가 지난 주말 시위보다 한층 더 격화할 수 있다. 캘리포니아에서 라티노는 ‘주류’다. 전체 인구의 40%, 1600여 만 명에 달한다. 갈등이 고조되면 더 많은 이들이 시위 현장에 모여들 것은 뻔하다.   유혈사태는 그 어떤 명분으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 시위대는 평화를, 경찰은 자제를, 정치인은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 LA의 거리가 더 이상 증오와 폭력으로 얼룩지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사설 자제 대화 일부 시위대 도널드 트럼프 la지역 시위

2025-06-11

트럼프 장남, 33년전 ‘한인 자경대’ 소환

LA에서 불법 체류자 단속에 반발해 시위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이 소셜미디어에 ‘루프톱 코리안’을 언급하며 사진을 올려 논란이 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는 지난 8일 트루스소셜에, 지난 1992년 LA 폭동 당시 자경단처럼 옥상에서 무장 경계를 서는 모습의 한인 사진과 함께 “루프톱 코리안을 다시 위대하게!(Make Rooftop Koreans Great Again!)”라는 문구를 게시했다. 사진 속 인물은 총기를 든 채 옥상에 서 있으며, 폭동 당시 한인 자영업자들의 무장 대응을 연상케 한다.   해당 사진은 밈(meme) 형태로 트위터(X)에도 공유됐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주니어가 현재의 긴장 상황을 다른 이슈로 분산시키려 아픈 과거의 무장 자경단 이미지를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한인사회는 이 게시물에 대해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1992년 LA 폭동 당시 공권력이 백인 지역을 우선적으로 보호하며 갈등의 방향을 흑인과 한인 간의 대립으로 바꾸었던 기억이 여전히 생생하기 때문이다.   일부 한인들은 “이번에도 한인 커뮤니티로 시선을 유도하는 것이냐”며 “다시 한인들이 표적이 될까 두렵다”고 지적했다.     LA한인회는 “1500만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트럼프 주니어가 올린 게시물은 엄청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며 “한인들의 지난 트라우마를 절대로 이용하지 말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는 긴급 성명을 발표했다.       한 한인은 “1992년 무장한 한인 자경단은 폭동과 약탈로부터 한인타운을 지키기 위해 자구책으로 등장한 것”이라며 “공권력이 부재한 상황에서 일부 업주들이 자신 또는 자신의 일터를 지킬 목적으로 총을 들고 옥상에 올라간 것이다. 그런 상황도 모르면서 이런 사진을 게시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정윤재 기자도널드 트럼프 도널드 트럼프 루프탑 코리안 트럼프 주니어

2025-06-09

[중앙칼럼] 삐딱한 현실은 미디어가 망가진 탓

주류 언론들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합법 체류자를 잘못 추방했다는 기사를 우르르 쏟아내기 시작했다.   메릴랜드주의 금속공 킬마 아브레고 가르시아의 이야기다. 사연을 보니 딱하다. 이민세관단속국(ICE)이 행정상의 실수로 그를 MS-13의 갱단으로 지목, 엘살바도르의 악명 높은 ‘세코트(CECOT·테러범 수용 센터)’로 추방시켰다는 내용이다.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반발이 격해졌다. 반 트럼프 집회를 중심으로 곳곳에 “가르시아를 다시 데리고 오라”는 피켓이 등장했다. 급기야 민주당 크리스 밴홀런 상원의원은 가르시아를 만나겠다며 즉각 엘살바도르로 향했다. 여기까지는 한쪽(언론)의 주장이다.   국토안보부(DHS)측이 법원 기록을 들고나왔다. 언론들의 보도 내용을 ‘가짜 뉴스’라며 조목조목 반박했다.   반박 내용을 보면 ▶가르시아는 엘살바도르 시민으로 미국에서 불법 체류 ▶이민법원 등에서 이미 MS-13 갱단원이라고 판결(2019년) ▶그의 아내는 가르시아를 상대로 세 건의 가정 폭력을 저질렀다며 법원에 보호 청원 신청(2020년) ▶가정폭력으로 접근 금지 명령을 받음(2021년) ▶테네시주 프리웨이에서 인신매매범 호세 레예스의 차량에 8명을 태우고 운전하다 적발(2022년)된 전력이 있다.   뉴욕타임스는 지난달 14일 ‘하와이의 코나 커피밭이 ICE의 표적이 됐다’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단속이 무고한 이민자에게까지 미치고 있다는 내용이다.   DHS는 또 한 번 반박했다. 뉴욕타임스가 체포된 이들의 범죄 전력을 모두 생략한 채 ICE 작전에 대한 사실을 왜곡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체포자들은 모두 불법 체류자로서 납치, 중폭행, 총기 사용, 마약, 절도 등으로 기소된 전력이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에 앞서 지난 4월에는 LA지역 릴리안 초등학교와 러셀 초등학교에 DHS 산하 수사부(HSI) 요원들이 나타났다며 교육기관을 대상으로 단속이 진행되고 있다는 식으로 의혹 보도가 쏟아졌다. 알고 보니 이는 보호자 없이 국경을 넘어온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건강 상태를 점검하고, 이들이 학대당한 흔적 등이 없는지 정기적으로 확인하는 복지 관련 점검이었다. 급기야 HSI 요원들이 “이민법 집행과는 아무 관련이 없다”고 밝혔지만, 교육구 측은 이민법 집행 활동의 일환처럼 성명을 발표했다.   그 어느 언론도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선 이후 HSI가 이러한 활동을 통해 보호자가 없던 약 5000명의 어린이를 친척 또는 안전한 기관에 연결시켰다는 긍정적 내용은 보도하지 않고 있다.   주류 언론을 맹신하는 건 위험하다. 기사를 작성할 때 ‘불법 체류자’와 ‘이민자(immigrant)’라는 용어를 아무렇지도 않게 혼용한다. 체포되는 불법 체류자 앞에 ‘중범죄 전력이 있다’는 내용을 명시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 이러한 기사들은 언뜻 보면 마치 당국이 무고한 이들을 막무가내로 잡아들이고 있다는 왜곡된 인식을 갖게 한다.   ICE의 체포와 추방 사례가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선 이후 갑자기 늘어난 것처럼 인식되고 있다.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 통계를 보면 2021-2022 회계연도에 ICE에 의해 체포된 수는 총 14만2750명이다. 2022-2023년도(17만590명), 2023-2024년도(11만343명) 등 3년간 총 42만6771명이 체포됐다. 매해 14만 명, 매달 1만 명 이상씩 체포된 셈이다. 같은 기간(2022-2024) 총 86만2711명이 구금됐고, 48만6241명이 추방됐다. 현재 회계연도(2024~2025)는 바이든 정권과 트럼프 정권이 겹친다. 이 기간만 살펴보면 체포(2만6606명), 구금(6만6886명), 추방(7만1405명) 등 오히려 평균적으로 보면 바이든 행정부 때보다 적다.   누가 이러한 사실을 왜곡하고 있는가. 갑자기 단속 활동 뉴스를 쏟아내고, 일부 사실만 부각시켜 오도하는 건 언론이다.   당 국은 지금 범죄자뿐 아니라 가짜 뉴스와도 싸우고 있다. 트리샤 맥러플린 DHS 대변인은 미디어를 ‘혹스(hoax·조작 또는 속임)’로 지칭했다. 그러면서 “언론과 정치인들은 ICE 직원을 악마화하고 있고, 이에 대한 공격과 비방 때문에 직원들이 겪는 폭행 피해가 413%나 증가했다”고 말했다.   그릇된 보도 행태는 사회적 혼란과 공포를 조장하고 반발을 부추긴다. 현실을 삐딱하게 바라보도록 만든다.   이 모든건 미디어가 망가진 탓이다. 장열 / 사회부장중앙칼럼 미디어 트럼프 행정부 도널드 트럼프 트럼프 집회

2025-06-08

트럼프-머스크 결별 이유는 이민문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의 갈등 배경에는 이민자 정책에 대한 이견이 도사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근본적으로 트럼프 지지계층인 ‘마가(MAGA)’와 신흥 지지계층인 ‘테크 우파’ 진영의 이념적 간극이 클 수 밖에 없었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트럼프 행정부는 저학력 백인 노동자 중심의 ‘마가’와 감세 및 규제 완화에 이끌린 실리콘밸리 빅테크 엘리트, 월가의 고위 경영진으로 대표되는 ‘기술 우파’ 동맹이지만, 이민자 정책에 있어서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정부가 핵심 과제로 추진하는 이민자 문제가 이번 갈등의 결정적 계기가 됐다는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1550억달러가 투입되는 대규모 이민자 단속 및 추방 예산을 강조했으나, 기술 우파를 대표하는 머스크는 강하게 비판했다.   이 법안이 전기차 분야 보조금 삭감 등 기술 혁신 부문의 지원은 줄이고, 정치적 목적의 지출만 확대했다고 반발했다. 두 진영은 전문직 외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전문직 취업비자(H-1B)폐지 문제로 상당한 갈등을 빚어왔다. 머스크는 이민단속이 예산 낭비이며 전문직 취업 비자를 폐지하거나 축소하는 행위는 미국의 자살행위라고 비판했으며, 이에 대한 불만이 증폭돼 결국 결별 수순을 밟았다는 분석이다.     김옥채 기자 [email protected]이민문제 트럼프 트럼프 행정부 도널드 트럼프 트럼프 정부

2025-06-08

LA 시위대에 ‘반란’ 규정, 트럼프 주방위군 투입

로스앤젤레스(LA)에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불법체류 단속이 본격화했다. 이민세관단속국(ICE)과 이에 반발하는 시위대가 나흘째 충돌 중인 가운데, 트럼프 정부는 주방위군까지 투입해 진압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8일 “지금부터는 시위대의 마스크 착용을 허용하지 않겠다”면서 “이들은 무얼 숨겨야 하고 왜 숨기는가”라며 날을 세웠다.   LA에서는 ICE 의 강압적인 불법 이민자 단속에 항의하는 시위가 지난 6일부터 이어지고 있다. 7일 LA 시내에서 남쪽으로 30㎞ 떨어진 패러마운트 지역의 히스패닉 이민자 거주지에서는 시위대 수백 명이 ICE 요원과 충돌했다. 진압복을 입은 요원들은 고무탄과 섬광탄 등을 동원해 강경 진압을 벌였다.    이번 시위는 지난 6일 ICE가 불법 이민 수색 영장을 동시다발적으로 집행하면서 불붙었다. ICE 요원들은 LA 시내 의류 도매시장, 이민자들이 일거리를 구하기 위해 모여드는 홈디포 매장 앞 등을 급습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이번 단속으로 지금까지 LA에서 불법 이민자 등 300명이 체포됐다. 현장에선 히스패닉계 이민자들이두 손을 등 뒤로 묶인 채 체포되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번 단속에서 한인이나 한국 국적자가 체포된 사례는 파악되지 않았다고 LA총영사관이 전했다. 트럼프의 이민 정책을 주도하는 스티븐 밀러 백악관 부비서실장은  “미국의 법과 통치권에 대항하는 반란”이라고 비난했다. 지난달 밀러는 ICE 회의에서 하루에 불법 이민자 3000명을 체포하라고 지시했다. 트럼프가 지난해 대선 공약으로 내건 ‘연간 불법 이민자 100만명 추방’을 달성하려면 하루에 2700여 명을 체포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첫 100일간의 하루 평균 체포자 수(665명)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LA의 불법 이민자 단속 반대시위를 진압하는 데 주방위군 투입을 명령한 것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의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 등이 시위 진압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뉴섬 주지사는 “주방위군 투입은 긴장을 더 높일 것”이라면서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이 자국민을 상대로 현역 해병대를 배치하겠다고 위협하는 것은 미친 짓”이라고 말했다   미국 대통령이 주지사의 요청 없이 주방위군을 소집한 것은 60년 만에 처음이다. 싱크탱크 브레넌 정의센터의 엘리자베스 고이테인 선임국장은 이 같은 조치는 린든 존슨 대통령이 1965년 민권 시위대를 보호하기 위해 앨라배마에 군대를 보낸 이후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서유진 기자주방위군 트럼프 트럼프 대통령 트럼프 행정부 도널드 트럼프

2025-06-08

트럼프 다음 타깃 대학은 UC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UC 시스템과 하버드대학교 등 주요 대학들을 상대로 반유대주의 관련 대규모 소송을 예고했다. 유대계에 대한 역차별을 대학들이 간과하거나 방조했다는 것이 그 이유다.       리오 테럴 법무부 민권국 선임 법률 고문은 28일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가주 UC 시스템과 동부·서부·중서부의 주요 대학들을 상대로 대규모 소송이 있을 것”이라며, 증오범죄 및 민권법 위반 혐의 제소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는 UCLA, USC, UC 버클리, 하버드대, 컬럼비아대, 뉴욕대, 조지워싱턴대, 존스홉킨스대, 노스웨스턴대, 미네소타대 등 10개 이상의 대학이 정부 태스크포스의 반유대주의 조사 대상에 올랐다고도 밝혔다.   소식이 알려지자 해당 대학들은 적극적으로 반발하고 나섰다.     레이첼 젠츠 UC 시스템 대변인은 “반유대주의는 용납할 수 없으며, 우리는 모든 형태의 차별을 근절하기 위해 지속해서 대응하고 있다”며 “정부와의 협조도 계속 이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USC도 “유대인 학생을 포함, 모든 학생을 보호하기 위해 강력한 조치를 취해왔다”며 “반유대주의는 명백히 반대한다”는 입장을 냈다.   그러나 태스크포스 측은 “조사팀의 캠퍼스 방문이 대학 측의 ‘저항’으로 무산되고 있다”고 주장했으며, 어떤 방식의 저항인지 자세히 설명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연방정부의 압박은 구체적으로 집행되고 있다.     일단 연방 교육부는 지난 3월 UC 샌디에이고, 산타바버러, 버클리, 데이비스를 포함해 총 60개 캠퍼스에 경고 서한을 보내 “유대인 학생 보호에 실패하면 제재를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외에 포모나 칼리지, 스탠퍼드, 채프먼대, 샌타모니카 칼리지, 새크라멘토 주립대 등도 포함됐다.   법무부는 UC 시스템 내 유대인 직원에 대한 차별의 ‘패턴’이 존재할 가능성을 지적하며 민권법 위반 여부를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28일 반유대주의 배척 등 교육정책 변경 여부를 놓고 갈등을 빚는 하버드에 대해 외국 학생 비율을 현재의 절반 수준으로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날 백악관 집무실에서 “하버드대는 우리에게 외국 학생의 명단을 보여줘야 한다”며 “거의 31%가 외국인 학생이며 우리는 그 학생들이 어디서 왔는지 알고 싶다”고 말했다. 최인성 기자 [email protected]트럼프 전쟁 도널드 트럼프 트럼프 uc 반유대주의 조사

2025-05-28

사수 vs 폐지, DEI<다양성·형평성·포용성> 전쟁 최전선 된 하버드

요즘 미국 언론엔 지식인들의 푸념이 자주 들린다. 트럼프 정부 탓에 표현의 자유가 사라졌다는 것이다.   지난 13일 뉴욕타임스에 실린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조지프 스티글리츠 칼럼을 보자. 그는 DEI(다양성·형평성·포용성) 정책을 폐기한 트럼프 정부 탓에 자신의 해외강연이 차질을 빚을 뻔했다고 썼다. 외국 대학에서 강연할 예정이었는데, 이 학교가 DEI 폐기를 서약하지 않아 국무부 후원금 1만 달러가 취소됐다는 것이다. 그 바쁜 국무부가 이런 것까지 깐깐하게 통제하다니, 트럼프 정부의 옹졸함이 부각됐다. 비슷한 글은 부지기수다.   트럼프가 표현 자유 억압? 반쪽만 보는 것   자유의 나라 미국이 어쩌다 이 지경이 됐나, 탄식하기 십상이다. 하지만 이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인다면 반쪽만 보는 거다. 반대의 시각이 엄연히 존재한다. DEI 어젠다에 눌려 침묵해온 보수층 말이다. 그들에게 저 글은 ‘피해 호소인’의 엄살에 불과하다.   바이든 정부는 DEI 준수를 정부 후원의 조건으로 걸었다. 트럼프 정부에선 폐기가 조건이다. 방향만 반대일뿐 후원에 조건을 건 것은 같다. 한쪽만 비난할 일이 아니지만, 2007년 베네수엘라의 우고 차베스 정권을 대놓고 칭찬했던 스티글리츠의 글이니 그러려니 넘어가자.   DEI를 둘러싼 공화당과 민주당의 대립은 가치논쟁 수준을 넘는다. 2021년 조 바이든은 대통령 취임 첫날 DEI를 정책으로 채택하는 행정명령 13985호에 서명했다. 4년 뒤 도널드 트럼프 역시 보란 듯 취임 첫날 이를 폐지하는 행정명령 14151호에 서명했다.   정권교체에 따른 극단적 시계추 현상을 인권운동가 아이라 글래서(87)는 통렬하게 비판한다. “표현의 통제는 마치 독가스와 같다. 적에게 뿌리면 딱 좋을 것 같지만 바람이 바뀌면 자기에게 덮쳐온다.”   도대체 DEI가 뭐길래 이토록 파열음을 내나. 원래는 차별 해소와 통합을 지향하는 사회운동의 구호였다. 민주당 정부를 거치며 정부와 대학을 중심으로 제도화됐다. 그 과정에서 절차의 일방성과 내용의 편향성에 보수층이 반발했고, 트럼프 정부가 이번에 전면 백지화에 나섰다. 이제 DEI는 미국 내 헤게모니 싸움의 핵심 전선이 됐다.   DEI는 진영 구분의 리트머스 시험지인 측면이 있다. DEI 진영은 자기들이 옳다고 여기는 이슈에 동의하면 같은 편, 아니면 적폐로 간주했다. 적폐엔 집단 공격을 예사롭게 가하곤 했다. 대학에서 자유롭게 의사 표현하다 불이익당한 사례가 한둘이 아니다. 2023년 오하이오 노던 대학의 스콧 거버 교수는 DEI의 맹점을 지적하다 강의실에서 보안요원에게 끌려나갔다. 2021년 시카고 대학의 도리안 애벗 교수는 대입에서 인종보다 능력이 중요하다고 했다 강연을 취소당했다. 매사추세츠 대학의 레슬리 닐-보일러 간호대학장은 2020년 “모든 이의 생명이 소중하다”고 썼다 해고됐다. 흑인 생명이 소중하다(BLM)고만 해야 했다는 것이다. DEI는 생각의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는다.   정치권에선 숙청 도구로도 쓰인다. 최근 민주당 내부 분란이 잘 보여준다. 올 2월 전국위원회(DNC) 부의장으로 선출된 데이비드 호그(25)가 급진 개혁안으로 풍파를 일으키자, DNC는 백인 남성인 그의 당선을 DEI의 성별 할당 규정 위반으로 몰아 무효화할 태세다.   한쪽의 과잉반응은 반대쪽의 과잉교정으로 이어지는 법. 트럼프의 반DEI 드라이브가 그렇다. 그 최전선이 된 곳이 최고 명문 하버드다. 트럼프 정부는 지난 4월 하버드가 DEI 폐지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며 22억 달러의 연방 지원금을 동결했고, 하버드는 이에 반발해 소송을 냈다. 급기야 21일엔 하버드의 유학생 등록 자격을 박탈하기에 이르렀다.   하버드가 DEI 격전지가 될 조짐은 2년 전부터 있었다. 대법원은 2023년 인종별 쿼터를 둔 하버드의 소수계 우대 입학 사정이 헌법에 어긋난다고 판결했다. DEI 진영이 크게 반발했다. 그해 10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을 계기로 벌어진 반이스라엘 시위도 영향을 줬다. 시위대는 이스라엘의 전쟁을 인종차별의 연장선이라고 비난했다. 과격한 인종차별 구호가 난무하는데도 당시 클로딘 게이 총장이 뜨뜻미지근한 반응을 보이자 보수층이 격앙했다.   역사적으로 하버드는 DEI 이론의 산실이었다. 사회학 교수 찰스 윌리(1927~2022)의 발언을 계기로 DEI의 핵심인 다양성이 힘을 받았다. 그는 1987년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 기자에게 “모두에게 이로운 법을 바란다면, 입법 구조의 구성원을 다양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백인이 권력을 독차지하지 말고 흑인에게도 개방하라는 뜻이다. 마틴 루터 킹 목사와 대학 동창인 그는 인종적 정의를 특히 강조했다. 다양성이 전통적인 자유 개념에 앞선다고도 봤다. 이를 계기로 ‘diversity(다양성)’는 정치적 함의와 운동 에너지를 지닌 용어로 변신하기 시작했다.   더 과격하게 나간 이가 법대 첫 흑인 종신직 교수 데릭 벨(1930~2011)이다. 1989년 마르크스주의를 인종에 접목시킨 비판적 인종이론(CRT)을 주도했다. 미국을 백인의 인종적 위계사회로 규정하고, 이 차별 구조를 해체해야 한다고 했다. DEI를 급진 인종운동으로 확장시키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하버드에서 배양된 이념이지만, 지금 제정신 갖고 들여다보면 구멍이 숭숭하다. 논리의 출발점이 인종이라는 점에서 외려 인종주의적이다. 인간을 백인·흑인·히스패닉·아시안으로 나눠 인종 구성비에 상응한 대우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흑인이 인구의 14.4%이니, 교수와 학생, 공무원, 기업 경영진 등의 구성도 대칭적으로 맞추자는 것이다. 나쁜 쪽의 비대칭은 차별이다. 흑인 죄수 비중이 인구보다 높은 36%이므로 인종차별적 사법체계를 뜯어고치라 한다. 흑인 선수 비중이 높은 프로 농구의 인종 구성에 대해선 말이 없다.   사람을 무 자르듯, 어느 한 인종으로 분류하는 것도 억지다. 1997년 타이거 우즈는 어느 인종이냐는 오프라 윈프리의 우문에 “캐블리내시언(Cablinasian)”이라고 현답했다. 코카시언·흑인·인도인·아시안의 피가 다 섞였다는 뜻이다. 퓨리서치센터에 따르면 2010년대 후반 이후 미국 신생아 7명 중 한 명이 서로 다른 인종의 부모 밑에서 태어난다. 그 후손은 어느 인종이고, 어느 비율로 대우받나. DEI와 CRT엔 답이 없다.   척 보면 금발의 백인인데도, 체로키의 피가 섞였다는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이 그런 애매한 사례다. 워런은 1998년 하버드에서 ‘원주민 출신의 유일한 종신직 소수인종 여교수’로 기록됐으나, 소수계 혜택을 노려 꾸며냈다는 의혹을 샀다. 유전자 검사를 하자 많게는 32분의 1, 적게는 1024분의 1의 원주민 피가 섞였다고 나왔다. 희미하지만 체로키 후손이라는 게 영 날조는 아니었다. 2018년 민주당 대선 경선에 나온 워런을 트럼프가 ‘마이 리틀 포카혼타스’라고 조롱한 것도 그 맥락이다.   하버드, 권력과 여론의 인큐베이터 역할   DEI는 시간이 지나며 마치 진영 정치의 에너지를 흡수하는 태양광 집열판 같은 존재가 됐다. 그 결과 DEI는 미국 좌파 이념의 독과점 사업자쯤으로 등극했다. 미국재건센터(CRA)는 최근 “바이든 정부 시절 24개 연방기관에서 460개 DEI 프로그램에 약 1조1200억 달러가 사용됐다”고 발표했다. 모두 미국인의 혈세다.   DEI의 역설은 포용을 내세우면서도 배타적이라는 점이다. DEI 진영은 ‘억압적 관용(repressive tolerance)’을 내세운다. 1960~70년대 좌파의 정신적 지주 헤르베르트 마르쿠제의 말이다. “진정한 평등을 위해선 반동적 표현에 대한 억압이 필요하다. 모든 표현을 똑같이 관용하면 오히려 불평등을 고착시킨다.” 말 잘못했다 조리돌림 당하는 ‘취소(캔슬) 문화’가 대표적이다. 그 위선이 보수층의 혐오 대상이 됐다. 트럼프 정부도 이 지점을 공격 포인트로 삼고 있다.   그럼 왜 하버드 같은 대학 캠퍼스가 DEI 전쟁의 최전선이 됐을까. 이탈리아 공산주의 이론가 안토니오 그람시(1891~1937)의 말을 빌리자면 ‘진지전’에 딱 좋은 지형이다. 종신직 교수는 계속 남고, 학생은 매년 순환되며 유입된다. 교육·연구·저술·강연 등으로 이념을 퍼뜨리는 데도 효과적이다. 이념적 헤게모니를 잡기 위한 더없이 좋은 무대다.   그중에서도 하버드는 상징성이 크다. 학교를 넘어 권력과 여론의 인큐베이터 역할을 한다. 2023년 이곳에서 공부한 박영선 전 중소벤처부 장관은 “미국의 힘을 느꼈다”고 했다. 하버드는 이제 좌파에겐 놓칠 수 없는 거점으로, 우파에겐 꼭 점령해야 할 고지가 됐다.  남윤호 미주중앙일보 대표하버드 최전선 트럼프 정부 민주당 정부 도널드 트럼프

2025-05-28

트럼프 감세안, 진통 끝 하원 통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감세 공약을 실현하기 위한 패키지 법안이 22일 연방하원의 문턱을 넘었다. 이 법안이 상원에서도 가결되고 트럼프 대통령의 서명을 거쳐 입법이 완료되면 미국의 재정적자가 크게 불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원은 이날 오전, 며칠간의 마라톤 회의 끝에 감세와 지출 삭감을 담은 트럼프 대통령의 패키지 법안을 표결에 부쳐 찬성 215, 반대 214표로 가결 처리했다.     하원 다수당인 공화당에서도 반대 2표, 기권 1표가 나왔다. 민주당 하원의원은 전원 반대표를 던지면서 단 한 표 차이로 하원을 통과하게 됐다.     트럼프 대통령의 슬로건을 차용한 ‘크고 아름다운 법안’(One Big Beautiful Bill Act)이라는 이름의 패키지 법안은 개인소득세율 인하, 법인세 최고세율 인하, 표준소득공제와 자녀세액공제 확대 등 2017년 트럼프 첫 임기 당시 감세법에 따라 시행된 후 올해 말 종료될 예정이었던 주요 조항을 연장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캠페인에서 공약했던 팁과 초과근무수당에 대한 면세, 자동차 구입시 대출 이자에 대한 신규 세액공제 허용, 지방세(SALT) 소득공제 한도 4만 달러로 상향 등도 포함됐다. 국경 보안 강화와 불법 이민자 추방, 차세대 미사일 방어 체계이자 미국판 ‘아이언 돔’이라 불리는 ‘골든 돔(golden dome)’과 관련된 내용도 포함됐다. 조 바이든 정부 때 통과된 친환경 에너지 인센티브 등은 폐지하도록 했다.   이 법안이 상원에서 최종 확정되면 연방정부의 재정적자는 향후 10년간 4조 달러 가까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법안 통과 전후로 채권 시장에선 미국의 재정 건전성에 대한 우려로 국채 금리가 급등했다.   또한 이 법안은 각종 사회안전망 지출을 줄이도록 하고 있는데, 메디케이드와 푸드스탬프(SNAP) 혜택이 크게 줄어들게 된다. 전문가들은 기존 메디케이드 이용자 중 870만명이 보험 혜택을 잃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법안은 이제 상원에서의 심의·의결 절차를 남겨뒀는데 이 과정에서 내용이 바뀔 수도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상원에서도 온건한 의원들은 메디케이드와 친환경 에너지 인센티브를 유지하길 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공화당은 양원에서 이 법안을 통과시켜 독립기념일(7월 4일) 전에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제출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김은별 기자트럼프 통과 트럼프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민주당 하원의원

2025-05-22

트럼프 감세법안, 하원본회의 표결 임박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감세 공약을 실현하기 위해 발의된 감세 법안이 18일 밤 연방 하원 예산위원회를 통과했다. 하원 예산위는 이날 밤 해당 법안을 표결에 부쳐 찬성 17표, 반대 16표로 가까스로 가결했다. 법안에 반대하던 공화당 강경파 의원 4명은 기권표를 던졌다. 이들 강경파는 저소득층 의료부조 프로그램인 메디케이드 등의 추가삭감을 요구하며, 감세법안에 대해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으나 백악관과 공화당 지도부의 막판 설득으로 기권을 선택했다.   예산위를 통과한 법안은 하원 운영위원회를 거쳐 이르면 22일(목) 본회의 표결을 진행할 예정이다. 마이크 존슨(공화,루이지애나) 하원 의장은 메모리얼 데이(26일) 이전에 법안을 가결하고 싶다고 전했다. 감세 법안에는 트럼프 대통령 1기 행정부 당시 시행된 2017년 감세법률의 시한 연장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법안이 성사되면 올해말 종료예정인 개인소득세율 인하, 법인세 최고세율 인하, 표준소득공제와 자녀세액공제 확대 등의 조항이 추가연장된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의 주요 공약이었던 팁-초과근무수당 면세, 미국산 자동차 구입시 오토론 이자에 대한 신규 세액공제 허용 등도 포함돼 있다. 아울러 메디케이드와 아동 건강보험프로그램(CHIP) 예산 및 푸드스탬프 예산 삭감 등 연방정부 주요 지출 항목 삭감 조치 등도 담겨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새로운 감세 법안이 통과되면 향후 10년간 국가부채를 최대 5조 달러 늘어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현재 국가부채는 36조2천억 달러 수준이다.   국제신용평가회사 무디스는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을 최고등급인 'Aaa'에서 'Aa1'으로 강등시키며 연방정부 부채 증가와 감세 정책으로 인한 재정 수입 감소 등을 등급 하향 배경으로 꼽았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김옥채 기자 [email protected]하원본회의 감세법안 트럼프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하원 예산위원회

2025-05-19

트럼프 “중동 개입 더이상 없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중동 지역 분쟁에 더이상 개입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동 지역에서 경제적 이익은 취하며 표면적인 ‘중재자’ 역할은 국한하고 분쟁 등에 적극적 개입은 하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린 투자 포럼 연설에서 “미국은 더 이상 외국에 개입을 하지 않으며 특히 중동 국가들에 대해서는 이들이 어떻게 살든지 상관하지 않고 훈계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한 “외국에 사사건건 개입하자고 주장하던 미국인들은 (솔직히 얘기해서) 자신들이 이해 못하는 복잡한 문제에까지 개입해왔다”면서 “이들 나라는 스스로의 운명을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은 수차례의 중동전쟁과 이라크 전쟁, 테러와의 전쟁,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등 중동의 전쟁과 국지적 분쟁마다 개입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의 태도전환에 대해 중동의 모든 국가, 심지어 태러단체 지도자들도 환영하고 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지난 세 번의 선거에서 승리했으며 누군가는 네 번째 승리를 원한다”며 “이걸 좀 생각해 봐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2016년과 2024년 대선뿐 아니라 2020년 대선도 승리했다는 뜻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020년 대선이 부정 선거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옥채 기자 [email protected]트럼프 중동 중동 개입 트럼프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2025-05-15

트럼프는 서민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의약품 가격 인하와 부유층 증세 카드를 동시에 꺼내드는 등 과거와는 다른 정책을 구사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고율 관세 등으로 최근 지지율이 떨어지자 내년 중간선거 승리를 위해 국정운영 방향을 급변침하며 대중 인기에 영합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원래 월스트릿 자본과 대항해 친서민정책을 취해왔다는 반론이 맞서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소비자가 왜 전세계 거대제약업체의 배를 불리기 위해 희생당해야 하느냐”고 반문하며 약값을 현재보다 최대 80% 낮추라고 제약사에 요구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의약품 가격 인하 정책은 트럼프 대통령의 오랜 공약 중의 하나였다. 1기 행정부 당시에도 해외보다 비싼 항암제 가격 인하를 추진했으나 제약업계 반발과 법정 공방 탓에 실패한 바 있다.     연방당국 자료에 의하면 미국 약값은 외국 평균의 3배에 이른다. 보험사와 제약사, 병원 등과 얽힌 복잡한 먹이사슬과 고율 거래수수료 관행 등으로 국민들만 고통을 받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같은 정책이 극좌파로 분류되는 버니 샌더스 연방상원의원도 환영성명을 냈다.     트럼프 대통령의 고소득층 증세 카드 또한 그리 낯설지 않다.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 과정에서 여러차례 월스트릿 자본에 대한 중과세를 말해왔다. 전문가들은 부유층 증세가 트럼프 대통령의 기존 감세공약과 모순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감세정책은 총량에 의한 감세 정책으로, 중산층과 저소득층을 위한 감세이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부유층 증세 의지는 매우 확고해서 마이크 존슨 연방하원의장에게 연소득 250만 달러 이상 고소득자 소득세율을 기존 37.0%에서 39.6%로 2.6%포인트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한 대선과정에서 약속했던  팁, 추가 근로수당, 각종 복지 혜택에 대한 면세 공약도 조만간 성사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같은 정책은 결국 중간선거 득표 전략에 도움을 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의 1기 행정부 당시 메디메이드 축소, 부유층 감세 등의 카드를 거론했다가 2018년 중간선거 당시 참패했던 기억을 통해 또다시 시행착오를 겪지 않으려는 의지가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옥채 기자 [email protected]트럼프 대통령 트럼프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대항해 친서민정책

2025-05-14

[여론조사] 트럼프 관세, 끝나긴 할까?

  나노스리서치(Nanos Research)가 최근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캐나다인 대다수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그의 임기와 함께 종료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51%는 미국의 캐나다를 향한 관세 조치가 트럼프의 대통령 임기 내 종료될 것이라고 답했으며, 27%는 트럼프가 퇴임한 이후에야 끝날 것으로 전망했다. 관세 조치가 영구적으로 유지될 것이라는 응답은 9%에 그쳤다.   나노스리서치의 창립자이자 연구원인 닉 나노스는 “응답자의 약 78%가 관세를 트럼프 개인의 정치적 결정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그의 임기와 함께 종료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미국의 관세가 캐나다 가계에 실제로 미치는 영향도 드러났다. 응답자의 59%는 관세 조치로 인해 가계 재정에 변화를 줬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39%가 생활비를 줄였고, 21%는 큰 지출이나 구매를 연기하거나 취소했다고 답했다.   이는 미국의 대외 관세 정책이 캐나다 국민의 실질적인 소비 행태와 경제 심리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반응이 캐나다 가계의 소비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양국 간 무역 긴장이 장기화될 경우 경제 전반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이번 여론조사는 2025년 5월 5일부터 8일까지 캐나다 전역의 18세 이상 성인 1,055명을 대상으로 유•무선 전화와 온라인을 통해 무작위로 진행됐다. 오차범위는 ±3.0%포인트이며 신뢰수준은 95%(19회 중 20회)다.   임영택 기자 [email protected]여론조사 트럼프 관세 트럼프 관세 도널드 트럼프 트럼프 개인

2025-05-14

카니 총리, 트럼프와 첫 관세 협상…주도권 쥘 수 있을까

 마크 카니 총리가 이르면 1주일 내로 백악관을 방문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첫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이번 회담은 단순한 인사 차원을 넘어, 철강·알루미늄 관세 철폐, 북극 안보 협력, 에너지 공급 협정 등 핵심 통상 현안을 묶은 대형 패키지 협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카니 총리는 미국이 부과한 25% 관세를 해소하는 것을 1차 목표로 삼고 있으며, 이를 위해 군사·자원 분야에서 미국이 원하는 협력안을 제안할 것으로 보인다. 캐나다산 원유의 장기 공급 보장, 핵심 광물 우선 제공, 북극 공동 방위 확대 등이 포함될 수 있다.         이번 회담은 기존 자유무역협정(CUSMA)을 통한 공식 협상 경로가 아닌, 일종의 비공식 담판 형식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CUSMA 재검토 절차는 미국 내 270일간의 사전 협의가 필요해 현실성이 낮다는 판단이다. 이에 따라 양국은 우선 비공식 합의부터 도출한 뒤, 이후 공식 절차로 전환하는 ‘2단계 협상’ 구상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미국은 자국의 요구 사항을 명확히 제시하고 있다. 캐나다의 디지털세 철회와 낙농업 규제 완화, 자동차 부품 공급망에서 중국산 비중 축소 등을 우선 순위로 두고 있다. 특히 트럼프 측은 캐나다 자동차 산업 내 중국산 부품 사용을 줄이는 것을 핵심 과제로 삼고 있다.         이 외에도 미국은 캐나다의 군사 지출 확대와 금융 규제 완화도 요구할 수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국의 제조 기반 약화가 국가 안보 위협으로 이어진다고 판단하고 있으며, 이를 보완할 협력국으로 캐나다를 지목하고 있다.         회담의 또 다른 변수는 트럼프 대통령의 예측불가능한 협상 방식이다. 앞서 트뤼도 전 총리 재임 시절, 미국의 요청에 따라 중국산 제품에 대한 규제를 강화했음에도 불구하고, 트럼프는 돌연 철강 관세를 부과한 전례가 있다. 이번에도 트럼프가 회담 직후 관세 해제를 약속할지는 미지수다.         외교가에서는 일부 관세의 유예 또는 완화 조치가 선행된다면, 향후 CUSMA 공식 협상에서도 유리한 흐름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카니 총리의 첫 대미 외교 시험대가 될 이번 회담은 양국 관계 정상화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밴쿠버 중앙일보미국 중국 도널드 트럼프 공식 협상 알루미늄 관세

2025-05-01

트럼프 대통령 “미국경제 이상 없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1분기 미국 국내총생산(GDP)이 3년 만에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으나 “미국경제는 이상이 없으며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강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한 “현재 주식시장이 흔들리는 것은 바이든에 의한 것이지, 나때문이 아니다”면서 “나는 1월20일 정권을 넘겨받았다”고 밝혔다. 또한 현재 경제 성장률이 나쁜 것은 관세 탓이 아니기 때문에 조금만 인내하면 곧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제 곧 상호관세가 부과되기 시작하면 많은 것들이 미국으로 돌아오고 미국은 다시 번영을 누릴 것”이라며 “우리는 바이든 정권의 잔재를 청산하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은 결국 관세를 먹을 수밖에 없으며, 미국의 번영이 시작되면 예전에 보지못했던 수준이기에 조금만 더 인내심을 유지할 것”을 당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에 145% 관세를 부과하면, 중국은 기본적으로 미국과 많은 거래를 할 수 없게 된다”면서 “중국은 미국에 엄청난 바가지를 씌워 매년 1조 달러를 벌어들였다”고 공격했다.   스콧 베센트 연방재무부 장관도 “시간이 지나면 중국은 우리의 관세를 버틸 재간이 없을 것”이라며 협상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30일 발표된 1분기 GDP 증감률은 전년동기 대비  -0.3%로 집계됐다.   미국 경제가 역성장한 것은 지난 2022년 1분기(-1.0%) 이후 처음이다. 트럼프 대통령 진영에서는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GDP를 결정하는 순수출은 수출액에서 수입액을 차감하게 된다. 1분기 소비, 기업 투자, 정부 지출 중  민간 소비는 전 분기보다 1.8% 늘어났다. 수출도 소폭 늘어났는데 수입액이 41.3%나 급증하면서 GPD를 끌어내리는 역할을 한 것이다.   상호관세 부과 전에 수입액을 늘리면서, 일종의 가수요 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연방정부 재정을 삭감하면서 정부지출이 감소한 것도 성장률을 낮춘 요인이지만, 이 또한 일시적 현상이라는 분석이다.   김옥채 기자 [email protected]미국 주식시장 트럼프 대통령 트럼프 행정부 도널드 트럼프

2025-04-30

프란치스코 교황, 88세로 선종

지난 12년간 전 세계 14억 가톨릭 신자를 이끌어온 프란치스코 교황(사진)이 21일(현지시간) 오전 선종했다. 비유럽 국가 출신 첫 교황인 그는 개혁과 파격적 메시지를 내놓은 인물로 기억된다. 부활절 직후 떠난 그는 마지막 부활절 강론에서도 전쟁과 평화를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멕시코 국경장벽과 반이민 정책도 공개적으로 비판하며 수차례 충돌하기도 했다.   교황청 궁무처장인 케빈 페렐 추기경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이날 오전 7시 35분에 88세 나이로 선종했다”고 밝혔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평생 호흡기 질환을 앓았지만, 직접 사인은 뇌졸중과 그에 따른 심부전이었다. 호흡기 질환으로 2월 입원했던 그는 3월 23일 퇴원 후 활동을 재개해 왔다. 로마 시내 교도소를 방문했고, J D 밴스 미국 부통령을 비공개로 만났다. 선종 전날 부활절 미사에도 깜짝 등장해 “가자지구 상황이 개탄스럽다”며 휴전을 촉구했다.     장례는 고인의 뜻에 따라 간소하게 치러질 것으로 보인다. 교황청이 공개한 유언장에서 그는 “삶의 마지막이 다가오고 있음을 느끼며, 영원한 삶에 대한 희망을 품고 제 장례 장소에 관한 유언만을 남기고자 한다”며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전 지하에 특별한 장식 없이 간소하게 안치되기를 간구한다”고 밝혔다.   그의 공식 장례 절차는 이날 오후 8시 그가 거주했던 산타 마르타의 집 예배당에 마련된 관에 유해를 안치하며 시작됐다. 오는 23일 성 베드로 대성전에서 일반 대중의 조문을 받을 예정이며, 장례식은 25~27일 사이에 치러질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 일정은 22일 추기경 회의에서 결정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는 반복적으로 충돌해왔다. 2016년 미국 대선 당시 트럼프 후보의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 계획을 전면 비판했다. 1기 집권을 시작한 트럼프 대통령이 바티칸을 찾았을 땐 활짝 웃는 트럼프 대통령과 달리 혼자 침울한 표정을 짓고 있는 사진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최근에는 트럼프 행정부의 반이민 정책도 공개 비난했다. J D 밴스 부통령이 “다른 사람을 돌보기 전에 가족과 국가를 먼저 돌봐야 한다”고 말하자, 그는 “대규모 추방 행위는 온 가족의 존엄성을 훼손한다”고 비판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서 멜라니아 여사와 로마에서 열리는 장례식에 참석하겠다고 밝혔다. 재집권 후 첫 해외 방문이다. 그는 “교황의 평화로운 안식을 빈다”고 밝히고, 백악관을 비롯한 미국 공공건물에 조기 게양을 명령했다.    >> 관계기사 한국판  김은별 기자 [email protected]프란치스코 교황 프란치스코 교황 도널드 트럼프 선종 전날

2025-04-21

히스패닉계 이민교회 신자 줄었다

한인 목사 "한인 교회는 주 단속 타깃 아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자 추방 정책의 영향으로 조지아주 히스패닉 교회 출석 신자가 25% 줄었다고 애틀랜타 저널(AJC)이 16일 보도했다.   신문은 로렌스빌 시에 있는 히스패닉계 교회인 프리메라 이글레시아를 취재한 뒤 이같이 전했다. 이 교회의 벤투라 루이스 목사는 "160명에 이르던 주일예배 평균 참석자 수가 트럼프 취임 이후 120명으로 줄었다"고 전했다. 이곳의 재적 교인은 중남미 17개 국가 출신 200여명이다.   교인이 줄어든 직접적 이유는 커진 추방 위험 때문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1월 교회와 학교 등 민감구역에서의 이민세관단속국(ICE) 단속을 허가했다. 이후 터커 시의 히스패닉계 교회 ‘푸엔테 데 비다’에서 ICE 단속으로 온두라스 출신 이민자가 체포됐다. 루이스 목사 역시 니카라과 출신 교인 1명이 추방 절차를 밟았다고 전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난민 임시보호지위(TPS)를 종료하면 상황이 더 악화될 수 있다. 지난해 기준 TPS 수혜자로 조지아에 거주하는 임시 난민은 4만 1325명이다. 루이스 목사는 "TPS를 폐지할 경우 교인뿐 아니라 많은 목회자들도 교회를 떠나게 될 것"으로 우려했다. 연방법원은 지난 10일 행정절차법 위반을 이유로 행정부의 TPS 폐지 조치에 제동을 걸었지만 트럼프 정부는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한병철 애틀랜타 중앙교회 담임목사는 "한인교회는 이민 단속의 주 타깃이 아니고, 또 교인들이 각자 체류신분에 대해 공공연히 이야기하길 꺼리기 때문에 이민단속의 영향을 구체적으로 파악하기가 어렵다"고 전했다. 그는 "트럼프 1기 당시 뉴욕과 뉴저지 일대를 중심으로 정부의 불법 체류자 단속에 협조하지 않는 '피난처 교회'(Sanctuary Church) 선언 운동이 퍼지기도 했다"며 "반이민 정책에 따른 심리적 위축을 호소하는 교인을 위한 기도회를 주기적으로 열고 있다"고 전했다. 장채원 기자 [email protected]트럼프 반이민 트럼프 행정부 도널드 트럼프 트럼프 취임

2025-04-17

[노트북을 열며] 트럼프에게 (잘) 선물하기

실로 ‘지구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세계정세를 뒤흔든 지 꽤 됐다. 그가 미국 대통령에 취임한 뒤 각국에 내민 선물 청구서는 노골적이었다. 그린란드와 파나마 운하, 우크라이나 광물, 계란까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세계 각국은 (좋게 말해) 거래의, (솔직히 말해) 선물을 경쟁적으로 내밀기 시작했다. 지난 2일 세율 25% ‘관세 폭탄’을 받아든 한국도 선물 건넬 차례를 기다리는 신세다. 굴욕적이지만, 현실이 그렇다.   트럼프가 한국에 원한다고 밝힌 선물 리스트는 현재까지 2개다. 조선업(군함)과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개발 사업. 트럼프는 당선인 신분이던 지난해 11월 7일 당시 윤석열 대통령과 첫 통화에서 “미국 조선업은 한국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구애했다. 지난달 4일에는 “알래스카에 세계 최대 규모 중 하나인 천연가스 파이프라인을 건설하고 있다”며 “일본, 한국과 다른 나라가 수조 달러씩 투자하며 우리 파트너가 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트럼프에게 끝내 선물을 내어주더라도, 요모조모 따져 적절한 값을 치러야 한다. 먼저 조선업. 트럼프가 원한 ‘군함’과 일반 상선은 제작 과정부터 크게 다르다. 군함은 좁은 배에 각종 무기를 넣어야 해 상선보다 건조 난도가 훨씬 높다. 해군이 감독하는 ‘극한의 테스트’도 거쳐야 한다. 여름철 태풍에 맞춰 시범 운전하는 식이다. 건조 기간이 상선은 3년 이상, 군함은 7년 이상 걸리는 이유다.   알래스카 LNG 개발 사업도 만만치 않다. 1년 내내 땅이 얼어있는 영구 동토(凍土)에 1300㎞ 길이 가스관을 놓는 사업이다. 가스관을 놓는 데 성공하더라도 LNG선이 오갈 바닷길이 악조건이다. 북극 유빙(流氷)이 떠다니는 경우가 많아서다. 역대 최악의 기름 유출 사고를 일으킨 ‘엑손 발데스호’가 1989년 여기서 침몰했다. 알래스카 북부에서 대규모 유전을 발견한 건 1960년대다. 60여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개발이 지지부진한 데는 이유가 있다.   한국은 제조업 실력에 묻혀서 그렇지 거래의 기술도 뛰어난 나라다. 고려 시대에 이미 청자와 인삼을 중국·일본을 넘어 아랍까지 수출한 ‘개성상인’의 후예다. 알래스카에서 냉장고, 아프리카에서 난로를 파는 ‘상사맨’이 한국 경제를 이끌던 시절도 있었다. 불굴의 한국인이 여태껏 하지 못한(안 한) 사업인데, 숨 한 번 고르고 침착하게 계산기 두드려봐서 나쁠 게 없다. 당연하지만 선물을 주지 말자는 얘기가 아니다. 본래 선물이란 ①상대가 가장 애달플 때 ②최대한 비싼 값으로 ③밑지는 척 내밀어야 효과 만점이니까. 김기환 / 한국 중앙일보 산업부 기자노트북을 열며 트럼프 선물 도널드 트럼프 선물 청구서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

2025-04-16

트럼프, 中에 50% 추가관세 위협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7일 대미 ‘맞불 관세’를 발표한 중국에 대해 50%의 추가 관세 부과를 경고하면서 압박하는 동시에 중국 이외의 다른 나라들과는 즉시 관세에 대한 협상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중국이 미국의 상호관세에 맞서 같은 세율(34%)의 대미 보복관세를 예고한 데 대해 “8일까지 중국이 34% 관세를 철회하지 않으면 미국은 중국에 5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할 것이다. 그것은 9일부터 발효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자신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 중국이 요청한 미국과의 모든 대화는 취소될 것이라면서 “미국과의 회담을 요구한 다른 나라들과의 협상은 즉시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미국 입장에서 교역 대상 중 양자 무역 적자 규모가 가장 큰 중국과, 그외 다른 나라에 대해 ‘분리 대응’하겠다는 기조를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부과 방침에 ‘맞불관세’를 발표한 대표적 국가인 중국에 대해 강경하게 나감으로써 다른 나라들이 맞불관세 대열에 합류하는 것을 저지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 이외의 다른 나라들과 협상을 즉각 시작하기로 함에 따라 한국의 경우 8∼9일 미국을 찾는 정인교 통상교섭본부장의 방문 계기에 대미 협상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대해 다시 50%의 추가 관세를 거론함에 따라 미중간 ‘관세 치킨게임’ 양상은 더욱 격화하며 우려를 키우고 있다. 윤지혜 기자추가관세 트럼프 추가관세 위협 트럼프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2025-04-07

트럼프 3선 공론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 임기를 마친 뒤 3선 도전 의사를 밝힌 가운데 , 진위와 더불어 가능성이 본격 논의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선 도전은 농담이 아니다”라며 “가능한 방법들이 있다”라고 밝혔다. 그는 “많은 국민들이 내가 3선에 나서길 원하고, 나는 대통령 일이 좋다”라고 말했다.     인터뷰 진행자가 지지자들 사이에서 나오는 ‘헌법상 허점’을 파고든 방법이냐고 질문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그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첨언했다. 헌법상 헛점을 노린 방법이란, 트럼프 대통령이 2028년 대선에서 부통령 후보로 출마해 당선되고, 허수아비로 내세운 대통령 당선자가 취임 직후 사임하면 트럼프 부통령 당선자가 대통령의 잔여임기를 승계하게 된다.     트럼프 대통령 진영에서는 연방헌법이 선출된 대통령의 임기만 두 차례로 제한하고 있으며 대통령 궐위에 따른 승계 취임은 금지하지 않는다는 점을 거론하고 있다.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고문도 연속 재임이 아니기 때문에 3선 제한 규정은 부당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미 3선 도전 가능성이 공론의 장으로 옮겨온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 스타일이 처음에는 터무니없어 보이는 발언이나 아이디어를 내놓은 후 반복해서 이를 거론하면서 충격을 완화하고 이를 실현하는 방식이다. 2021년 1월 연방의사당 난입 사건 이후 용의자들을 사면할 것이라는 발언이 현실화됐다. 관세와 불법이민 추방 등 지난 선거 당시 공약으로 발표했던 대부분의 정책이 실행되고 있다.     그린란드와 캐나다 편입 등도 단순한 농담으로 들렸으나 이제는 진지하게 숙고되고 있다. 언론들도 트럼프 대통령의 3선 도전 의사를 더이상 농담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최근 실시된 유고브 여론조사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3선에 도전할 것이라는 응답이 56%에 달했다.     김옥채 기자 [email protected]트럼프 공론화 트럼프 대통령 트럼프 부통령 도널드 트럼프

2025-04-07

트럼프 관세에 차값만큼 수리비도 뛴다

타이어·브레이크 등 차 정비비용도 상승 정비수가 오르면 보험료 인상도 불가피   트럼프 행정부의 수입 자동차에 대한 25% 관세 부과 조치가 3일부터 발효됐다. 한달 뒤인 다음달 3일부터는 엔진, 변속기, 파워트레인(전동장치), 전기 부품 등 자동차 핵심 부품에 대해서도 25% 관세가 부과된다.   이에 따라 신차 가격 오름세 만큼 수리 비용도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뉴욕타임스(NYT)는 3일 "관세로 차량 가격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타이어, 브레이크패드, 오일 필터 등 부품 비용이 크게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해외 자동차 메이커뿐 아니라 국내 소비자들도 직격탄을 맞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엔지니어링 업체 케어소프트에 따르면 포드의 대표적 픽업트럭인 F-150는 국내에서 100% 조립되지만 24개국에서 2700여개의 부품을 수입한다. 연방 상무부 경제분석국(BEA)은 지난해 자동차 핵심 부품 수입액은 총 4754억 달러라고 밝혔다.   노크로스의 한인 정비업체는 "자주 쓰는 필터류 제품 외에는 재고를 쌓아두지 않고 수리 요청이 들어오면 그때마다 딜러샵에 주문해 받아쓰는 방식"이라며 "아직은 별다른 영향이 없지만 관세가 발효되면 가격 인상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소규모 업체일수록 재고를 쌓아 관세를 방어할 수 없기 때문에 타격을 크게 받는다. 지역매체 채널2 액션뉴스는 각 부품업체들이 관세 영향을 따지면서 자재 공급이 늦어지는 물류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짚었다.   자동차 정비 수가가 뛰면 이를 지급하는 보험사들이 지출 보전을 위해 보험료를 인상할 가능성도 높다. 둘루스의 코너스톤 보험 관계자는 "인플레이션 이후 높아진 공임, 부품값에 따른 보험료 상승 추세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라면서도 "수리 비용 청구가 많아지면 보험사는 더 탄력적으로 비용을 조정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장채원 기자 [email protected]트럼프 수리비 관세 영향 도널드 트럼프 부품 수입액

2025-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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